[시론] BIM을 활용한 시설관리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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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엠 
2017-12-19 08:56:47
조회:60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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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건설경제

 

 

국내 BIM 활성화가 더딘 이유는 발주자 때문이다. 발주자가 먼저 BIM 도입을 요청하지도 않고 발주자에게 제안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발주자는 BIM 적용 효과를 잘 모른다. 건설 사업에서 BIM을 적용하는 것은 발주자의 이익보다는 설계사나 시공사의 업무수행만을 효율화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건설 사업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면 이익을 보는 것은 발주자이다.

BIM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BIM은 건설 사업 생애주기 전반의 정보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설계 단계와 시공 단계에 주로 BIM이 적용되고 있다. 사용자는 설계자나 시공자이다. 발주자는 BIM을 접할 기회가 적다 보니 관심이 낮다. 정보의 소유와 관리 주체가 발주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건설 사업에 BIM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발주자가 그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시각화를 통한 의사소통, 간섭 체크, 시공성 검토는 설계사와 시공사의 입장이다. 발주자의 이해를 돕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설계사나 시공사가 자신의 의도를 쉽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설계사나 시공사가 주로 역할을 하는 건설 단계보다 발주자의 참여가 많은 단계에서의 BIM 활용을 제안해야 한다. 건설 프로젝트에서 발주가가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관리해야 하고 정보를 필요로 하는 단계는 유지관리 단계이다. 따라서 설계와 시공 단계보다 더 긴 관리가 필요한 유지관리 단계의 BIM 적용이 발주자에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지관리 단계에서의 BIM 도입이 필요한 이유와 국내 도입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석좌교수인 폴 타이콜(Paul Teicholz)의 ‘BIM for Facility Managers’에 의하면 BIM과 FM 시스템 통합에 따른 투자대비 효과(Return on Investment)는 64% 정도이고 회수 기간은 약 1.56년이라고 한다. 조금 오래된 자료이지만 실제 투자대비 효과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투자대비 효과는 발주자가 언제나 요구하는 사항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발주자에게 유지관리 단계에서의 BIM 활용에 대한 투자대비 효과를 정량적으로 제시하기 어렵다. 하지만 BIM을 통해 유지관리 단계에서 발주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시설관리 업무의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 시공 단계를 거치면서 완성된 BIM데이터를 통해 유지관리 단계에서 발생하는 현안들에 대한 의사결정이 쉬워진다. 시각화를 통한 원활한 의사소통 덕분이다. Paul Teicholz의 연구에도 시설관리의 BIM활용을 통해 효율성이 향상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정량적인 의사결정, 자산 시설물의 시각화, 데이터 전환의 용이성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위치기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시설물을 관리하다 보면 시설물과 관련된 정보를 찾는데 80% 정도 시간을 소요한다고 한다. BIM 모델에서 제시하는 시설물의 위치, 설치 일자 및 업체 정보를 제공 받으면 시설관리를 위한 시간을 절감시켜주고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

셋째, 유사 프로젝트 수행에 정보 재활용이 가능하다. 설계사나 시공사 관점으로 보면 건설 단계의 정보가 가장 소중하다. 유사 프로젝트를 수행할 경우에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발주자에게도 유지관리 단계의 정보는 새로운 건설사업 발주에 활용 가능한 정보가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설관리 단계에 활용 가능한 정보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해진다는 것이다. 발주자가 설계 단계와 시공 단계에 BIM을 발주하고 활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사례를 보면 유지관리 단계에서 BIM사업을 하는 기업의 유형은 2가지이다. 원래 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기업이 BIM을 도입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와 BIM 전문기업이 시설관리 서비스로 자신의 영역을 확대하는 형태이다. 신규 서비스에 접근하는 형태는 서로 상이하나 추구하는 방향은 비슷하다. 건설 생애주기 BIM(Life Cycle BIM)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유지관리 단계에 BIM을 도입하기 위한 기술적 노력과 사업적 도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 국내에서 유지관리 단계에 BIM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내 현실에 맞는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야 한다.  BIM데이터 기반의 시설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BIM데이터의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 생애주기의 시설관리를 위해 전문가들이 프로젝트 초기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BIM을 활용한 시설관리는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그동안의 시설관리가 건설 후 단계로서 주요 건설 주체로부터 외면당했다면 이제는 건설사업의 밸류체인(value chain) 확대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는 발주자가 BIM을 활용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설계 및 시공 단계에서 BIM을 도입하는데 있어 발주자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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